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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퍼 나르기/공모전&투고

[2012] ‘알바’는 떠납니다(투고) * 2010년 5월에 '직장문예대상'에 응모한 글이, 2012년 3월 호 (좋은생각)에 실리다. ‘알바’는 떠납니다 나는 알바입니다. 이름도 없이 ‘알바야’라고 불리는 알바입니다(물론 퇴사를 앞둔 지금이야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군 전역하고 학비 구할 길이 막막해서, 학자금 대출을 받자니 이미 쌓인 빚이 너무 많아서, 그래서 시작한 일입니다. 제가 하는 일은 명목상 ‘사무보조’라고 하지요. 말이 좋아 사무보조이지, 사실 택배 기사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택배 기사님들을 폄하하는 것 아닙니다. 오히려 이 일을 하며, 택배 기사님이나 우체부 여러분이 얼마나 고단한 일과를 보내고 있는지 절감했습니다. 정말 절감했습니다. 일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길. 지하철과 버스 안에서, 저는 내내 잠을 잡니다. 하루.. 더보기
[2011] 끝 간 데 없이 이어지는 타인의 방(투고) * 2011년 12월, 동국대학교 교지 에 기고문을 싣다. 끝 간 데 없이 이어지는 타인의 방 6학기의 끝물이다. 대학 생활도 이제 두 학기 밖에 남지 않았다. 2006년, 우리 학교가 개교 백 주년 되던 해에 입학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졸업반’이 목전이다. 나는 생각한다. 나는 지난 대학생활 동안 무엇을 하여왔는가? 군 복무 기간을 합한다면 5년여의 시간 동안 나는 무엇을 하였는가? 무엇보다, ‘대학’은 내게 무엇으로 남을 것인가. 나는 지난 대학 생활을 정리하고, 좀 더 준비된 졸업반을 맞이하기 위해 그간의 보고서(과제)들을 모아보았다. 공식적인 입학(식) 전, ‘사전교육 시간’에 제출했던 보고서부터, 금번 학기 들어 제출한 전공 수업의 보고서 및 작품까지, 다양한 나만의 포트폴리오가 될 법.. 더보기
[2011] 나를 진정으로 채우는 것(공모전) 2011년 10월, 구상한강백일장에서 가작을 받다. 총 5시간이 주어졌고, 1시간 반만에 쓰고 나왔던 기억이 있다. 나를 진정으로 채우는 것 - 허기에 관하여 가을은 내게, 밥이며 독서의 계절이다. 선인들은 ‘천고마비’라 했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 지독히도 함축적인 시어와 같다. 거대한 순리가 이 네 글자 안에 있다. 말은 살찌고 순리는 그러하니 나 역시 그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가을이란 것, 내 발치에 닿으면, 저절로 내 식욕을 돋우는 것이다. 인지상정이다. 순리는 지고하고 보편적이며 어김이 없다. 또한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도 한다. 어릴 적, 나는 이것이 의문이었다. 천고마비의 순리와 독서의 연관성이 가늠되지 않았다. 답은 누가 내 손에 쥐어 준 듯 찾아왔다. 사춘기 시절이었다. 지.. 더보기
[2011] 새 봄, 목련의 탄생을 축하하며(투고) 2011년 4월, 대학생 시사교양지 에 칼럼을 싣다. 새 봄, 목련의 탄생을 축하하며 봄이 왔다. 그리고 내 첫 조카가 태어났다. 아이는 딱 내 하박만 했다. 어찌나 잘 생겼는지 모른다. 나 닮아서 그렇다고 애 엄마가 된 누나한테 말했더니 정색을 한다. 그래도 누나는 부은 얼굴로 참 잘 웃는다. 난산이었다는데, 아들 얘기만 들으면 웃음꽃이 핀다. 병실 창밖으로 꽃이 폈다. 목련이다. 조금 늦게 올라온 거 같은데 미안한 기색도 없이 그 조막만 한 얼굴을 잔뜩 들이민다. 옹송그리고 있는 모양새가 꼭 내 조카의 주먹 같다. 갓난아기들은 그렇단다. 세상을 놓아버리지 않겠다는 듯 굳게 주먹을 쥐고 있는 단다. 신생아실에 있던 조카는 마치 영웅이라도 된 것처럼 나를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었다. 어찌나 신기하고.. 더보기
[2010] 1910년, 충숙공에게 어미가 부칩니다(공모전) 2010년 11월, 외교통상부에서 주최한 에서 우수상을 받다. 1910년, 충숙공에게 어미가 부칩니다 一. 어미는 상제의 곁에 있습니다. 어밉니다. 이제야 서간을 쓰게 되었네요. 공의 어미는 상제(上帝)의 곁에 와 있습니다. 지난 경신년(1380)에 흉악한 왜구들에게 붙들려 낯선 땅으로 갔던 이 어미는, 차마 굶주림과 치욕을 견디지 못하고 이승의 끈을 놓았습니다. 슬퍼 마세요. 어미는 불귀의 객이 되었으나, 언제나 내 사랑하는 아들 ‘예(藝)’의 전 생애를 지켜보았습니다. 다만, 오매불망 이 못난 어미를 찾아다녔던 그 지극한 ‘효심’이 가슴 아플 뿐입니다. 찾지 마세요. 아직 만나지는 못하였으나, 예 역시 천상(天上) 어딘가에 계실 터이니 필경 만나게 되겠지요. 그래요, 모자의 정이니 곧 만날 겁니다. .. 더보기
[2008] 백범의 몸을 심지로 삼아 조국의 빛이 되다 <백범일지>(김구)(공모전) * 2008년 5월, 이등병 시절에 를 읽고 독후감 대회('백범일지 독서감상문 대회',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회 주최)에 응모, 최우수상을 받다. 창암의 작은 가슴이 지핀 애국의 불꽃, 백범의 몸을 심지로 삼아 조국의 빛이 되다 종종 눈물이 나곤 했다. 유쾌한 시(詩)를 읽으면서도 문득, 발랄한 음악을 듣다가 어디에서 내게 닿았는지 모를 우울함 때문에 문득, 한겨울 지하도 안에서 마주친 노숙자를 보며 또 문득, 서글펐다. 사춘기 소년처럼 모든 소리가 간지게, 모든 풍경이 미세한떨림을 갖고 찾아오던 시기가 있었다. 아마 그 시기가 10대에서 20대로 넘어가던 그 경계였을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아마 갓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맞았던 초봄 즈음이었을 것이다. 나는창경궁 담벼락을 따라 혜화동으로 가고 있었고..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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