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2008), 아이언맨2(2010), 존 파브로
새로 개봉한 아이언맨3를 보기에 앞서 일종의 선행학습 시행. 2008년에 개봉한 오리지널 아이언맨('오리지널'이란 수식어는 '처음'이란 의미로 쓴 지극히 자의적 형용사)과 2010년에 나왔던 아이언맨2를 DVD로 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This movie is just for a time killing. 모든 영화가 고고한 예술적 취향이나 서사적 완벽성을 갖추어야 하는가(물론 거의 같은 의미이기는 하지만)? 오 노. 그럼 아마 거의 모든 SF 영화를 사멸해야 할 거다. 아이언맨이 타임킬링 용으로 충분하다면, 그뿐이다. 서사적이고, 미학적인 논의는 충분히 다루어질 가치가 있지만 문예창작학도나 영화학도들의 강의실에서라면 족하다. '진지함' 자체를 거부하는 관객들이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또한 그게 '무지'가 아닐 수도 있다는 걸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한다. <아이언맨>과 <아이언맨2>를 보는 내내 나는 두 편의 영화를 떠올렸다. 한 편은 <트랜스포머> 시리즈, 다른 한 편은 <D-War>. 일단 트랜스포머를 떠올린 까닭은 아이언맨 슈트의 그 금속성 반짝임 때문이었을 거다. 중요한 건 D-War인데, 사실 아이언맨 시리즈와 D-War는 그 서사적 특징 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서사의 개연성이 지극히 부족하다는 면에서 공통점을 공유한다는 말이다. 생각해보자, 만약 아이언맨이 심형래(이 분의 네거티브한 역사는 저 한 편으로 미뤄두고)에 의해 한국인 배우들이 출연해 만들어졌다면? 나는 노 코멘트하겠다. 나는 아이언맨3를 극장에서 볼 거다. 대략 2시간, 즐겁게 우당탕탕 부서지고 쉭쉭 날아다니는 스크린과 사운드로 즐길 수 있다면 그 또한 가치있는 일이므로.
덧붙이는 말. 좀 더 킬링타임 용이었으면. <아이언맨>은 2/3 정도 분량, 지루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