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사각형

[음반] <Good Morning Mother>(Stars and Sons)

고만하이 2012. 2. 1. 20:29

“Mightily impressive, lush pop music”(Guardian)
   - 대단히 인상적인, 질주하는 팝 뮤직.(가디언)
"If you don't like this, you're not human”(Drowned In Sound)
   - 만약 당신이 이걸 좋아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사람도 아니다.(드로운드 인 사운드)
 
  음악의 호불호를 떠나 드로운드 인 사운드의 평은 압권이다. 좋아하지 않는다면, 사람이 아니라니. 이토록 선정적인 문구가 또 있을 수 있겠는가. 물론 언론들의 평이야 대개 칭찬 일색이지만, 대부분 원론적인 선에 그치지 않던가. 그러나 드로운드 인 사운드의 평은 그 선을 넘어섰다. Stars and Sons의 음악을 좋아하지 않으면, 사람도 아니란다!
   그들은 대체 누구인가. Stars and Sons는 영국 남부 브라이튼 출신의 5인조 밴드이다. 코체스터 동물원에서 아이스크림을 팔던 Mike Lord와 당시 이름 좀 날리던 뮤지션 Paul Steel이 만나면서 밴드는 이미 시작되었다. Mike는 사실 대학에서 '클래식'을 공부했고, 당시 23살이었다. 그러던 그가 브라이튼으로 이주해 우연히 폴 스틸을 만나면서 방구석에서나 외곬으로 연구하던 음악들이 세상으로 나오게 된다. 게다가 이들은 기타 파트에 스코틀랜드인 Sandy Buglass, 드럼 파트에 역시 스코틀랜드인 Stuart Provan을 영입하면서 본격적인 밴드의 형태를 완성한다. 이들은 Mike가 종종 집에서 만들어 두었던 로-파이(기성의 틀을 벗어난 음악) 음악을 중심으로 음악을 시작한다.


  멤버 중 가장 먼저 음악계에 입성한 Paul Steel은 사실 대단히 이름이 알려져있었다. 그는 '싸이키델릭 팝의 달인'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스스로, Super Furry Animals와 The Beach Boys, Todd Rundgren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말한다. 솔로 EP와 싱글들을 통해 메이저 Universal산하의 Fascination Records와 계약하게 되었는데, 새파란 신인에게 그런 메이저 회사가 제작을 맡은 걸 보면 SAS에게서 대단한 가능성을 보았던 것 같다. 그리고 계약 직후 <April & I>와 <Moon Rock>을 발표한다. Paul은 2009년 10월, 베이스 겸 백킹 보컬로 SAS에 합류한다.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You Forgot It in People의 삽입곡에서 밴드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SAS의 첫 앨범 <Good Mornign Mother>에는 Idlewild와 Kylie Minogue, 그리고 Ash와 Manic Street Preachers의 프로듀서인 Dave Eringa가 프로듀서로 참가했다(실로, 엄청나다). 매닉스의 팬들이라면 이미 그의 이름이 익숙할 텐데 <Gold Against the Soul> 이후 매닉스와 거의 빠지지 않고 매 앨범마다 함께 작업해왔다. 사실 Dave Eringa는 신인의 앨범을 프로듀싱할 하등이 이유가 없다. 그만한 실력, 그만한 경력, 그만한 수입(?)이면 말이다. 그러나 일부러 SAS의 앨범 제작을 맡았다. 주류(Mainstream) 아티스트도 아닌데 말이다. 그는 이 앨범의 믹스에도 직접 담당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위에서 언급한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앤드류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가 팝을 한다면'이라는 놀라운 가정으로 이들의 음악을 설명하려 들기려는 치기를 보였다. 우리나라에서였더라면 '건방진 녀석들'이라고 호된 여론의 질타를 받았을지도 모를 발언이다. 그러나 그들은 당당하게도 심지어 Igor Stravinsky와 Avalanches에게서 역시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앨범에 실려 있는 곡들 중 상당수는 클래식컬함과 시네마틱함이 동시에 어우러져 있기는 하다.
   앨범 발매 이전부터 첫 싱글 <If it's Good for Me>는 인터넷에서 꽤 유명했다. 자신들의 본향이라 할 수 있는 브라이튼의 모 대학 근처 숲에서의 연주를 코믹스럽게 연출하고 영상으로 담아 공개해 인기를 끌기도 했다. 
 
#2. 별이 될 녀석들.
 
  Stars and Sons. 우리말로 하면 대략 '별들과 녀석들' 정도일까. 촌스럽기 짝이 없는 밴드 이름이지만, 이 순진무구한 '열정 덩어리'들에게는 아주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이번 정규앨범의 발매에 앞서 발표된 싱글 등을 들어보면, 그들은 정말이지 '서정'과 '피아노' 그리고 '테크니컬'까지 두루 갖춘 걸출한 신인이 아닐 수 없다. 확신한다.그들은 그들의 이름처럼 '별'이 될 것이다.■('10.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