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한 천 년의 유적들
- 천마총, 첨성대, 경주 동궁과 월지(안압지)
대릉원 정문을 빠져나오면, 순간 삭막한 회색의 주차장이 나타났다가, 이내 아득한 풍경에 압도되어버린다. 녹색의 빛이 이토록 압도적일 수 있다는 건 경주에서 깨달은 사실 중 하나다.
대릉원 주차장과 도로를 사이에 끼고 펼쳐진 녹지. 외롭게, 그러나 당당하게 자리 잡은 봉분 두 기. 예상하지 않고 떠난 여행이기에 궁금했다. 이곳은 대체 어떤 공간일까.
조금 걷다보니 표지판이 나타난다.
다름 아닌 '세계유산 경주역사유적지구'다. 2000년 12월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고 한다. 사실 내가 거쳐온 '대릉원 지구'도 이 경주역사지구의 범주에 속한다. 경주역사유적지구는 그 이름대로 여러 유적을 한 데 뭉뚱그린 카테고리에 대한 명명이다. 이 지구에는 크게 다섯 지역이 있다. 이 중 앞서 다녀온 '대릉원 지구'를 제외한 지구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신라 불교미술의 보고인 남산(南山)지구이다. 남산동 남산일원의 불교유적을 중심으로 한 유적지구로, 용장사곡 석불좌상(보물 187), 칠불암 마애석불(보물 200), 불곡 석불좌상(보물 198), 탑곡 마애조상군(보물 201), 용장사곡 삼층석탑(보물 186), 천룡사지 삼층석탑(보물 1188), 남산리 삼층석탑(보물 124) 등 37개의 보물과 시·도 유형문화재, 사적이 있다.
둘째, 신라 1000년 왕조의 궁궐터인 월성(月城)지구이다. 계림(사적 19), 경주 월성(사적 16), 임해전지(臨海殿址:사적 18), 첨성대(국보 31), 내물왕릉(사적 188) 등이 있다.
셋째, 신라 불교의 정수인 황룡사(皇龍寺)지구로, 황룡사지(사적 6), 분황사 석탑(국보 30)이 있다.
넷째, 왕경(王京) 방어시설의 핵심인 산성지구로, 400년 이전에 쌓은 것으로 추정되는 명활산성(明活山城:사적 47)이 여기에 속한다.
/ 이상 네이버 지식백과 참고
이 중 내가 도착한 곳은 '둘째 - 월성지구'였다. 이 월성지구의 랜드마크는 너무나도 유명한 '첨성대'다.
무슨 축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신명 나는 풍물놀이가 한창이다.
불현듯 고개를 내미는 첨성대. 사실 아무런 정보도 없었으므로, 첨성대가 그토록 반가울 수 없었다.
첨성대는 보시다시피 낮은 울타리로 에둘러져 있다. 울타리 밖에서도 충분히 관람할 수 있지만, 좀 더 가까이 보고 싶으신 분들은 매표소에서 '500원'을 내고 입장하시면 된다. 다 아시다시피 첨성대는 신라 시기 천문 관측을 위해 설치했던 시설이다. 언젠가 TV 다큐멘터리를 통해 첨성대의 어마어마한 진실을 목격한 적 있다. 선조들의 어마어머한 우주관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익숙한 첨성대가 새삼 묘하게 다가온다. 헤매는 나그네에겐, 너무나도 반가운 등대 같았다.
"신라의 첨성대는 경주에 실물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삼국유사≫·≪고려사≫지리지·≪세종실록≫지리지·≪신증동국여지승람≫·≪증보문헌비고≫ 등에 기재되어 있다. 선덕여왕 때에 축조된 것으로 상방하원(上方下圓:위는 네모지고 아래는 둥근 모양)이며, 높이는 19척5촌, 위의 원둘레가 21척6촌, 아래의 원둘레가 35척7촌이며, 중간 이상이 위로 뚫려서 사람이 그 속으로 오르내리며 별을 관측하였다는 기록이 현존 실물과 일치한다.
이 첨성대는 ≪삼국유사≫에 의하면, 점성대(占星臺)라고도 불렀음을 알 수 있는데, 얼마 뒤에 일본에서 점성대를 쌓았다는 ≪일본서기≫의 기록이 이 사실을 확실하게 해주고 있다. 경주의 첨성대는 국보 제31호로 지정되어 있다." / 네이버 지식백과
첨성대 근방에 계림과 월성이 있다. 찾아가보시길 바란다.
앞서 본 표지판을 따라 걷다 보면, 거대한 연꽃밭이 나온다. 연꽃 개화 시기에 찾아오면 장관일 것 같다. 연꽃밭 뒤로 울창한 숲이 보인다. 사실 저곳은 숲이 아니고 월지(흔히, 안압지 혹은 임해전지라고 부르는 곳)의 안팎을 가르는 경계선이다.
입구에서 바라본 안압지. 사실 안압지는 야간에 보아야 제대로 된 멋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모 블로거 님께서 올려주신 소중한 사진을 빌려 보고자 한다.
* 사진 출처 : http://piaarang.tistory.com/30
안압지 입구에는 '시내권 관광유적지'를 효과적으로 둘러보기 위한 코스를 안내하고 있다. 여행에 참고하시길 바란다. 나는 인포메이션에 물어, 다음 목적지인 경주국립박물관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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