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자체에 대한 평은 그만 둬야겠다. 헐리우드 식의 전형적 재난 영화에 가타부타 평을 한다는 것 자체가 요란스럽다. 사실 배우진을 보고 기대를 많이 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역시 김지훈'이라고 했던가. 이젠 헐리우드에서도 안 써먹는다는 레퍼토리에 배우만 한국 사람으로 바꿔놓은 것같은 느낌. 그마저도 성글다. <화려한 휴가>에서도 관객의 눈물샘이나 자극해보려는 뻔한 의도가 보여 영화에의 몰입도를 반감시켰었는데, 역시 마찬가지였다. 여기서 그만.
대신, 이건 인정하자. 나는 이 영화의 외적인 어떤 것을 기억해냈고, 흔들렸다. 그건 대구 지하철 참사와 WTC 붕괴 사건이다. 그곳엔 피해자가 있었을 것이고 그들을 구하고자 하는 희생이 있었을 것이다. <타워>는 이제 고작 10년 전후 밖에 안 된 두 사건의 피해자와 유가족들에 대한 실례이기도 한 것 같다. 오버 센스라고? 아니다. <26년>과 <부러진 화살>, <화려한 휴가> 등이 우리와 같은 시간을 살고 있는 유가족을, 피해자를 배려해야 하듯이, 관객들은 대구와 WTC를 영화에 오버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재난을 그저 '눈요깃거리(소재)' 정도로 생각한 듯 보이는 이 영화의 제작진은 반성해야 한다. CG는 어설퍼도 배려는 있어야 하지 않나. 그게 바로 '한국식' 블록버스터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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