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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사각형

나의 PS 파트너, 변성현


나의 PS 파트너 (2012)

My PS Partner 
7.7
감독
변성현
출연
지성, 김아중, 신소율, 강경준, 김성오
정보
로맨스/멜로, 코미디 | 한국 | 114 분 | 2012-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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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기대 없이 본 영화였다. "19금 연애의 모든 것" 따위의 뻔한 카피, 그걸로 관객 한 번 '쉽게' 유혹해보려는 그 시도, 미안하지만 별로 매혹적이지 못했다. 내가 이 영화를 선택한 건 순전히 킬링타임 용이었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영화, 저변에 깔린 내공이 있다. 어차피 킬링타임 용이었고 그 목적에서 크게 벗어나는 건 아니다. 그런데도 내공이 느껴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연애담이라는 게 첫째의 이유가 될 듯싶고, 지성과 김아중의 연기가 생각 외로 수준급이라는 것이 둘째의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그게 전부인가?

 

아무래도 결정적인 건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 영화는 시종 "날 알아주는 사람과 사랑하라."라는 메시지를 관객에게 던진다. 그건 '나'만 주장하는 이기적 사랑이 아니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극 중 윤정(김아중)의 읊조림, "왜 더 잘 하려 할수록 그(남자친구)는 그걸 이용하는 걸까?" 남자친구와의 결혼을 위해 다니던 회사까지 그만뒀던 윤정은 남자친구를 5년 넘게 만나면서 그 회의가 점점 증폭되는 걸 느낀다. 현승(지성)은 본래 음악을 하는 남자다. 그런데 그의 여자친구는 "내가 언제까지 널 먹여 살려야 돼? 이제 음악 말고 현실을 알아야 할 나이야."하며 그에게 이별을 통보한다.

 

사랑을 위해 회사를 그만 뒀지만, '란제리 사업'을 꿈꾸던 윤정. 사랑을 잃고 음악도 접어 둔 채 회사에 다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을 놓치 못하던 현승. 윤정에게 소홀하던 남자친구는 다시 돌아와 결혼식까지 치르지만 도중에 윤정은 파혼한다. 그리고 현승도 잘 나가는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돌아온 여자친구를 거부한다. 윤정과 현승의 선택은 자기보존을 위한 선택이었을 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승과 윤정은 서로를 알아주는 사람이었다. 윤정은 음악을 하는 현승에게 빠져들며, 현승은 사랑 받고 싶어하는 윤정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결국 진짜 짝은 그 둘이었던 거다. 결국 현승은 라디오 프로그램까지 진행하는 작곡가로 성장하고, 윤정은 사랑이라 믿었던 것으로 미뤄뒀던 란제리 사업을 시작한다.

 

그리고 서로는 다시 만난다. 서로가 서로를 알아주는 상대는, 아련해지고 잊지 못하는 법이다.

 

키-메시지, "날 알아주는 사람과 사랑하라."는 이러한 정황 속에서 드러난다. 윤정과 현승은 서로를 알아주면서도 자신을 상대에게 내어주며 넘치는 건 덜어낼 줄 아는 사람들이다.

 

비록 이 영화, 섹스 어필의 시도가 없지 않게 있어 전형적인 B급 영화의 틀을 벗어나진 못했지만 현실성의 측면에서 많은 관객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맞다. 날 알아주는 사람과 사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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