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해방과 감옥이 반복되는 우리의 삶 - <보트 하우스>(장정일) 장정일의 표지(아래 사진)를 처음 보았을 때, 나는 오래 전 반복적으로 꾸었던 악몽을 상기했다. 그 꿈은 지독한 것이었다. 발가벗은 남녀가 서로 뒤엉켜 마치 '뇌'의 모양처럼 한 덩어리가 되어있었는데, 의식이 살아있는 상태에서는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는 그것이 어찌나 지독하게 고통스러웠는지 모른다.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고통 받던, 그 고통이 내게 고스란히 체화되던, 그런 꿈이었다. 벌거벗은 남녀의 '덩어리'는 전혀 외설적이지 않았을 뿐더러, 되레 의식의 세계에서 보지 못한 가장 비극적으고 고통스러운 장면이었다(그곳이 지옥이었는지도!). 그 꿈을 꾼 날이면 나는 내 힘으로 잠에서 깨어나기가 무척이나 버거웠다. 중학생 시절 그 꿈을 꾸었던 어느 날은 그대로 실신해 아버지 등에 업.. 더보기 이전 1 ··· 166 167 168 169 170 171 172 다음 목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