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언어는 부유하고, 나의 무의식은 깊은 바닷속으로 떠내려간다. 언어. 세상은 언어로 건설된다고 했다. 언어가 없으면 이 세상은 존재할 수 없다고 했다. 우리가 믿고 있는 이 공고한 실체가 기실 그 불완전한 언어에 기반하고 있다고 했다. 라캉은 나쁜 놈. 상상계에서 상징계로의 전이를 구태여 천기누설하여 세계에 대한 믿음을 불안하게 하고 내가 생각하기를 주저하게 하나. 라캉은 나쁜 놈, 그럼에도 흠숭할 놈. 내가 망각해버린 상상계의 초언어적 경험이란 내 안에 남아있는가. 일말의 흔적이라도, 남아있는가. 시간이 지날수록 언어로서의 기억은 확장되고 몸으로서의 기억은 망각된다. 보람찰지언정 어른이 되는 성취감에 취할지언정 그 순수한 본연의 언어를 잊어버리고 만다. 돌아가야 하는가. 돌아갈 수 있는가. 그것은 하느님만이 아실 뿐.
라캉의 매듭(2011), JEAN-MICHEL OTHONIEL : MY WAY(IN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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