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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의 사각형/책을 벗기다

[서평] What We Talk About When We Talk About Love, Raymond Carver



What We Talk About When We Talk About Love

저자
Carver, Raymond 지음
출판사
Vintage | 1989-06-18 출간
카테고리
문학/만화
책소개
In his second collection of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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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드 카버는 소위 '작가들의 작가'로 불리는 미국의 소설가다. 그의 문체는 간명하고, 적확하다. 문장은 설명하지 않는다. 그저 정확히, 보여줄 뿐이다. 그러니 어설픈 감상으로 흐를 염려가 없다. 게다가 고도로 계산된 플롯까지 가세하여 독자를 사로잡아 버린다. 이쯤되니 카버의 '제자'를 자처하는 소설가들도 많다. 잘 알려진 작가로는 무라카미 하루키(일본), 김연수(한국), 정영문(한국) 등이 있다. 카버를 추종하는 소설가는 이들 이외에도 부지기수다. 다만 이들의 공통점은 카버의 소설을 자국어로 직접 '번역'했다는 점. 내가 굳이 이들을 언급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내가 읽은 번역본은 '정영문' 작가가 번역했다. 출판사는 문학동네다).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은 한가한 '사랑 타령'을 담고 있지는 않다. 언제나, 늘, 카버의 작품이 그래왔듯이 '현대인의 불안'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불안은 누구에게나 감추고 싶은 것이다. 숨기려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대인의 고질병이다. 아무리 부정하려 해도 우리의 일상 속에 만연해있다. 카버는 그 일상 속의 불안을 설명하지 않고 가르치려고도 하지 않고 고스란히, 마치 누드화처럼 우리에게 '보여'준다.


이 소설집에는 모두 17편의 단편소설이 실려있다. 7~8편, 많아야 10편 정도의 작품이 실리는 한국의 소설집에 비하면 상당히 많은 수의 작품이 실려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국의 단편소설이 대략 원고지 70~100매 정도로 '규격화'되어 있는 것에 비해 서양의 단편소설(Short-Story)은 정해진 분량이 없고, 대개는 한국의 그것에 비해 분량이 적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이 소설집에 실려 있는 작품은 아래와 같다. 표제로 쓰인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이 눈에 띈다.



춤 좀 추지 그래?
뷰파인더
미스터 커피와 수리공 양반
정자
나는 아주 사소한 것까지도 볼 수 있었다
봉지
목욕
여자들에게 우리가 간다고 말해줘
청바지 다음에
너무나 많은 물이 집 가까이에
우리 아버지를 죽인 세 번째 이유
심각한 이야기
고요
대중 역학
그에게 달라 붙어 있는 모든 것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
한 마디 더


■('12.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