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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의 사각형/CM Review

[광고 논평] SK텔레콤 - 가능성의 릴레이

기술이란 인간의 고독을 위로하기 위해 진화해온 것이 아닐까 생각한 적이 있다. 대개 모든 기술은 '편리'를 위한 것이라고 이해되곤 하지만 그 너머엔 끝없는 고독이 있을 지도 모른다는 나의 가정이었다. 통신기기의 비약적 변모는 결국 소통에 대한 갈망에서 시작되며, 홀로그램이며 비디오 기술의 발달은 결국 타인을 생생하게 '만나고'싶다는 열망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을 테니까 말이다. 나는 기술이란 결국 고독에 대한 위안술일 거라, 여전히 생각한다.

 

그러나 기술은 본래의 바람과는 달리 '인간적'이라는 단어와 대척점에 서있는 무엇으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다. 차갑고, 냉정하며, 그렇기 때문에 어쩐지 이따금 위협감을 느끼게 하는 그 무엇. 그 기술을 한없이 누리고 살면서도 동시에 걱정하고 우려해야 하는 상황들에 대해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것 역시 해소되지 못한 고독의 결과물이 아닐까?

 

SK텔레콤의 「가능성의 릴레이」는 이러한, 어쩌면 전 인류적일 메시지를 담고 있다. 키-카피인 "사람에서 기술로, 다시 사람으로"는 우리가 지향해야 하고 지금 이 시점에서 겪고 있는 기술에의 고민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내레이션은 읊조린다. "얼마나 생생해지면 얼마나 편리해지면 기술이 얼마나 좋아지면 우리는 더 바랄 게 없어질까요. 어떤 기술도 사람 앞에선 미완성입니다." 여기서, "기술도 사람 앞에선 미완성입니다."라는 카피를 잘못 이해할 수도 있겠다. 가령, "그래, 사람은 욕심이 많으니까."와 같은 방식 말이다. 그러나 맥락 속에서 읽어야 하고 거지반의 소비자는 제대로 이해했을 거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카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각적 요소가 있고, 청각적 요소도 있기 때문이다.

 

기술이 결국 공허한 까닭은 간단히 말해, '인간 밖'에서 '인간적인 것'을 찾으려는 시도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본래 technology('技術'은 영어의 번역어다)는 그리스어 techne에서 유래했는데, 이 말은 지금으로 치면 예술과 기술을 모두 포괄하는 말이었다. 적어도 고대 그리스에서는 기술과 예술이 다르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다 아시다시피 예술과 기술은 분리되었다. 거칠게 표현하자면 예술은 인간 안에서, 기술은 인간 밖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인간을 풍요롭게 하기 위한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을 '인간 밖'에서 이해하려한 기존의 기술들이 갖는 공허함은 필연적이다.

 

그렇다면, 이제 기술은 변해야 한다. SK Telecom - 가능성의 릴레이의 카피처럼, "사람에서 기술로 다시 사람으로" 연이어져야 한다. SK Telecom은 그걸 잘 알고, 사람의 가치를 이해하고 있다는 기업 PR을 위해 잘 만들어진 광고 한 편을 선보인 듯 보인다.

 

"사람에서 기술로 다시 사람으로. 가능성의 릴레이. SK te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