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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의 사각형/CM Review

[광고논평] 찬바람 불 때, 핫초코 미떼

바람 불 때, 핫초코 미떼

 

추위에 대적하는 Hot 초코 '미떼'

 

올 겨울, 참 춥다. 형용모순인지도 모르겠다. 겨울이 추운 건 당연한 것이니까. 추워야 겨울다운 것이니까. 계절도 제 분수에 맞게 충실한 것뿐이다. 이렇게 추운 겨울, 우리는 무엇으로 견뎌야 할까? 우선 따뜻함이 최우선이다. 국어사전에서는 '따뜻하다'를 이렇게 정의한다. 1. 덥지 않을 정도로 온도가 알맞게 높다. 이 정의는 우리가 익숙하게 아는 바 그대로다. 2. 감정, 태도, 분위기 따위가 정답고 포근하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2번의 뜻이다. 겨울에 강조되는 '따뜻함'은 감정 상의 문제이기도 한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서두에서 언급한 '춥다'의 의미 역시 다르게 읽힐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국어사전에는 '기온이 낮거나 기타의 이유로 몸에 느끼는 기운이 차다.'라고 간단히 정의하지만 여기서 '기타'라는 단어에 주목한다면 '춥다'라는 형용사에 담긴 여러가지 비유적 의미를 유추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솔로인 남자가 문득 "아, 춥다."라고 한다든지, 부부 싸움 후에 역시 "춥다"라고 읊조리는 상황이라든지. 심적으로 움츠러들고 의기소침해질 때, 기분을 환기해보려는 수단으로 '춥다'라는 말을 무의식 중에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름부터가 '핫'한 핫초코는 겨울철 사람들이 즐겨찾는 음료라는 점에서 '따뜻함'의 중의적 의미를 함축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그것이 물리적으로도 몸을 데우지만 그 자체로 '차가워진 마음'을 위로하는 무엇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핫초코는 심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얼어 붙은 우리는 녹이고야 말지 않던가? <핫초코 미떼 : 가족여행 편>은 '춥다'라는 말과 '핫초코 미떼'를 절묘하게 대응시킴으로서 '찬바람 불 때, 핫초코 미떼'를 효과적으로 소구하고 있다.

 

핫초코 미떼 광고 속 상황을 살펴보자.

 

 

여 : 여보 렌즈 샀어?

남 : (짐짓 무심하게) 어, 그거 렌즈는 얼마 안해 바디가 비싼거지.

 

 

여 : (렌즈가 떨어진 척 손으로 테이블을 내려치고는) 어 어머 어떻게 어떻게 이거 어떻게!

남 : (화들짝 놀라며) 아, 그게 얼마짜린데!

 

(바람 소리)

 

 

여 : 얼마 짜린데?

남 : 춥다

 

 

자막 : 진한 초콜릿이 듬뿍

남NA : 찬바람 불때 핫초코 미떼

 

 

숨어있는 라임 - 찬바람 불 때, 핫초코 미떼

 

광고의 마지막은 남자의 내레이션이다. "찬바람 불 때, 핫초코 미떼" 따라 읽어보면 알겠지만, 묘한 라임이 담겨있다. 고민한 카피라는 증거일 것이다. 잘 만들어진 스토리텔링을 잘 만들어진 카피가 마무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