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 이별에 관하여, 삼국유사
간밤, 삼국유사를 읽는다. 조신의 이야기다. 전기류 소설을 공부하던 차에 읽게 된 것이지만, 나는 그만 그 안의 문장에 갇혀버리고 말았다. 紅顔巧笑, 草上之露, 約束芝蘭, 柳絮飄風, 君有我而爲累, 我爲君而足憂, 細思昔日之歡, 適爲憂患所階. 붉은 얼굴과 어여쁜 웃음은 풀 위의 이슬이고, 지난과 같은 약속은 바람에 날리는 버들개지일 뿐입니다. 당신에게 내가 있어 누가 되고, 나는 당신 때문에 마음이 괴롭습니다. 곰곰이 지난 날의 즐거움을 생각하여 보니, 그것이 바로 근심과 걱정의 시작이었습니다. 君乎予乎 奚至此極 與其衆鳥之同餧 焉知如隻鸞之有鏡 寒棄炎附 情所不堪 然而行止非人 離合有數 請從此辭. 당신이나 나나 어찌하다 이 지경까지 왔습니까. 새들이 모두 모여 함께 굶주리는 것보다는 짝 잃은 난새가 거울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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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그레이트 하우스, 니콜 크라우스, 65페이지
제가 선택한 삶, 타인의 자리가 거의 없는 삶이요, 사람들 대부분이 서로를 엮고 지내는 그런 관계라는 것이 전혀 없는 삶이라면, 그런 고립된 삶을 살면서까지 쓰고 싶었던 글을 실제로 쓸 수 있을 때만 납득이 되겠죠. 그런 삶의 조건이 고난이었다고 말하는 건 잘못된 표현일 거예요. 제 속의 무언가가 자연스럽게 저를 그런 부대낌에서 비껴나게 했고, 우연적이고 설명할 수 없는 현실보다는 의도적으로 만들어 낸, 의미가 충만한 허구를 선호하고, 다른 사람의 논리와 흐름에 제 생각을 맞춰야만 하는 고된 소통보다는 형체를 알 수 없는 자유를 선호하게 했죠. - 그레이트 하우스, 니콜 크라우스, 65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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